하루 편지 43
사역의 땅이 바뀌어도 주님의 손은 여전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주님의 은혜와 평안을 전합니다.
저는 7 월 31 일, 사역지였던 독일을 떠나 한국으로 사역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땅, 한국에서 새로운 교단의 윗마을 선교사로서 사역을 시작하려 합니다.
낯설고 두렵습니다.
한국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했고, 저는 17 년 넘는 시간 동안 해외 선교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며, 낡은 비자 사진처럼 시간이 멈춘 듯한 일상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한 번도 주님이 저희 가족을 홀로 두신 적이 없었듯이, 이번 한국정착과 사역도 주께서 친히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뉴꼬레아 DMZ 하나됨 컨퍼런스
10 월 13–16 일 열릴 뉴꼬레아 DMZ 선교대회 준비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독일에서 오는 3 개 단체장과 한국의 1 개 단체장을 만나, 내년과 후년의 독일 및 유럽 사역을 논의하게 됩니다. 특히 하나된 한반도의 주인공인 탈북민 리더 10 명도 함께하며, 독일 강사 한 분도 강의에 참여하십니다.
기도로 준비된 이 대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복음 통일을 위한 새로운 기도 동역자들과 리더들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돌아보며, 감사하며 독일에서의 10 년, 마지막 정리를 하며 지난 삶을 다시 들여다보았습니다.
아이들 어릴 적 여권 사진을 보며, 비자 받으러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그 날들, 그 얼굴들이 이젠 청소년이 되어, 지금은 사라진 그 모습들이 제 마음을 울컥하게 만듭니다.
7 년 전, 교회 개척 초기. 한 가난한 초신자가 자신의 고통을 담은 글을 헌금봉투에 적고, 20 유로를 넣어 드렸던 봉투가 보관함에서 오늘 제 손에 발견되었습니다.
그 안의 글을 읽고, 돈을 쓸 수 없어 다시 그 자리에 넣어두었습니다.
예쁘지 않다며 쳐다보지 않던 교회당, 이젠 그 건물이 그리워지고, 그 자리에 흐른 주님의 은혜가 제 눈가를 적십니다.
자녀들이 사춘기 방황을 지나, 다시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어릴 적 그 손으로 쓴 “만백성 맞으러 오신 주 예수”라는 신앙 고백을 다시 꺼내어 봅니다.
10 년간의 설교 원고를 모아둔 설교문서 더미속에서 얼마나 설교를 열심히 준비했는지, 저 자신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7 월 12 일, 마지막 성도들과의 식사와 교제를 합니다. 주님이 돕는 자들을 붙여주셔서 모든 정리(집, 교회, 법적, 세무적)도 하나하나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1. 7 월 둘째, 셋째 주에 집을 잘 정리하고 벽지도 깨끗하게 붙이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2. 한국 정착과 문화 적응의 어려움을 믿음으로 이겨내도록
3. 박사 학위 과정과 논문 집필 과정에서 실천신학 주제가 잘 풀어지도록
4. 뉴꼬레아 대회 찬양으로 섬겨주는 워십무브먼트 팀은 평신도 사역자들입니다. 직장 속에서도 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5. 또한 서울신대 뮤지컬팀이 학업 중에도 잘 참석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하나님 안에서 우리로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도로, 눈물로, 걸음으로 이어진 이 선교 여정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지에서는 한국 땅에서 만난 주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은혜 안에서 이하루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