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소식 일곱번째

2016.11.21 14:42

관리자 조회 수:1968

일곱번째 청도소식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면서 산길을 걷습니다.  밝지만 눈부시지 않은 햇빛, 선선하지만 차지 않게 피부를 감싸는 미풍,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낙엽들... 모든 것이 가을 깊이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사 계절 중 사색(思索)이라는 단어와 제일 어울리는 계절이 듯 합니다.  가을엔 특별히 삶의 의미에 대해 더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아(自我) 존재(存在) 관계(關係) 수확(收穫) 소망(所望)... 수많은 소중한 것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립하는 시간인 듯합니다.  건강을 위해 시간 날적마다 뒷산을 오르고 있는데, 산길을 걷는다는 게 육신뿐만 아니라 영혼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이제 2016년도가 한 달 반 밖에 안 남았네요.  부족한 저희를 위해 계속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쉽지 않은 한 해가 지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더 절실하게 윗분께 구하고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구요.  늘 감사와 기쁨을 잃지 않고 평안을 누리게 해 주신 것이 보이지 않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支持) 때문임을 느낍니다. 저희는 받기만 하고 드릴 것이 없기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맡겨주신 사명에 충성하는 것이라 믿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상황은 참 어렵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지혜와 신심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반기는 전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부득이 모든 진행하던 학교를 중단하고  Staff들을 위한 Leadership Training을 위주로 2017년을 준비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9월 중반부터 11월 말까지 자신들을 깊이 있게 돌아보고 다시 한 번 부르심에 대한 재확인과  헌신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학교와 맡겨주신 일들을 효과적으로 잘 진행할 수 있을지 숙고하며 관계자들을 만나며 올해 말까지 마무리 짖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10월말과부터 11월 초에는 몇 곳의 주요한 모임에도 참석할 기회가 있어서 다른 분들과의 교제를 통해서 격려도 받고 도움을 받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다양한 일들을 성실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며 많은 도전도 받았지요.  놀라운 일을 행하고 계신 분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개인적으로는 10월초에 눈 수술(백내장)을 받았습니다.  애초에 간단한 수술이라는 생각 때문에 두 눈을 함께 할 계획이었는데, 의사와 상의결과 일단 더 심각한 오른쪽 눈을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망막증이 그동안의 주사시술로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은 상황이라 백내장 수술을 해도 큰 효과가 없을 것 같아 지속적으로 망막치료를 받은 후에 백내장 수술을 하면 좋겠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제 사정(재정적, 시간적 문제)을
 말씀드려 한쪽을 먼저 수술하게 된 것이지요.  일단 수술 후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던 것이 사라지니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책도 볼 수 있게 되고, 컴퓨터 작업도 다시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몸의 한 부분이 기능을 못하니까 얼마나 큰 지장을 초래하는지요.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공동체의 중요성도 더욱 깊이 깨닫게 되네요.

산책길에서 주워온 낙엽들이 책상 위에 소복이 쌓였습니다.  제 작업실에도 가을이 깊어갑니다.  정국이 어수선하고 공의와 진실함과 거룩함이 무너져갑니다. 나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하늘의 지혜를 구합니다.  행복하시고 늘 건강하십시오.
사랑과 평강을 전합니다.

회복과 소망의 땅  청도에서